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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프랑스

17년 만에 다녀온 파리_ Part 1. 인트로

by 담담도시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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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거주하기 시작한 지 7년 반 만에 처음으로 파리에 다녀오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 가족들과 처음 유럽 여행을 할 때 이틀 정도 들렸던 것이 전부.

 

'파리'라는 글자 앞에 나라 이름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한편으로는 다분히 진부하면서도 항상 사람들의 로망 한켠을 어느 정도 차지 하고 있는 그런 도시에 이것저것 관심도 많은 내가 참 드물게 들렸다. 

 

왜?라고 물어본다면 뭔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다시 말해서 여행기간 동안 나의 To do list가 너무 많을 것 같은 그런 부담감이었을까? 사실 노는 것도, 구경하는 것도,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나에게는 즐거운 부담이긴 하지만 그래도 부담임에는 틀림없다. 매번 이번에는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쉬듯이 여행을 해야지 하다가도, 그래도 내가 이왕 돈을 쓰는 일에 값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먹기도 싫고, 언제 또 갈 수 있을지 모르는 그곳에서 남들이 봐야 한다고 하는 것들을 보는 게 아니라 내가 보고 싶은 무언가를 미리 찾아내고 싶기도 하고, 또 화려하고 유명한 그런 식당보다 동네 사람들만 아는 로컬 맛집을 가고 싶기도 한 그런 나의 마음은 항상 장대하고 세밀한 리서치로 이어지곤 한다. 

 

결국 너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을 것 같아서 골라내야 하는 그런 부담감보다는 좀 더 편안하게 '잘 즐겼다'라고 만족할 수 있는 여행지를 선택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벽한 리서치로 파리에 발을 딛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다..:--

 

이번에는 오래전부터 이미 예정되어 있던 영국여행에 붙여서 갑자기 친구들과 파리 여행이 계획되었고 이미 영국여행에 많은 리서치로 에너지를 쓴 나는 좀 더 편하게 '맛보기' 느낌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담감을 내려놓았다. 내가 고민하는 동안 수많은 손을 타고, 발걸음이 닿았던 파리라는 곳을 그래도 이쯤에는 한번 가봐야 지란 생각에. 그리고 기본적으로 혼자 하는 여행 또는 둘 이하의 여행에서는 내가 가고 싶은 곳들과 하고 싶은 것을 다른 친구와 함께 조율하기가 용이하지만, 셋 이상이 되는 순간 조율은 어려워지고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니 애초에 리서치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적당한 리서치와 적당한 기대감으로 나는 파리행 기차를 탔다. 맛있는 빵을 먹어보고, 내가 가고 싶은 식당 1-2군데를 가고, 몇 개의 뮤지엄들만 가겠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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